안녕하십니까?

 

저는 지난 7월 4일까지 전주평화중학교 경비원으로 근무하신 "노상록"님의 아들 노경원입니다.

아버지께서는 지난 10여년간 전주평화중학교 경비원으로 근무하시다가 추석 전인 9월 7일 별세하셨습니다.

출근을 앞두고 친구들과 고향에 들러 바람을 쐬러 가셨다가 넘어지는 사고를 당하시고 병원에 이송되셨지만,

사고와 더불어 지병이 발견돼 치료를 하던 중 돌아가셨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전주평화중학교에서 근무하며 칠순이 넘더록 내 직장이 있고 일을 할 수있다는 사실에 무척 기뻐하셨습니다.

우리 5남매를 키우시며 빚만 지어 사셨는데, 

오히려 칠순이 넘어 저축도 하시고 자녀들, 손자손녀에게도 용돈도 줄수있어서 정말 좋아하셨습니다.

경비원 계약 연장 될때마다 자녀들에게 소식을 전하며 정말 좋아하셨습니다.

또한, 아버지께서 말씀하시기를 학부모들 민원전화가 종종 밤 늦게 온다고 합니다. 

연장자로서 학부모들을 타일러서 민원응대를 하셨다는 등 학교 일화를 종종 이야기를 하셨는데, 작은 일 하나하나가 아버지에게는 행복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동안 아버지께서는 자영업에 종사하시고 일반 회사에는 취업하신적이 없으셔서

어떻게 보면 전주평화중학교는 아버지의 첫 직장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이야기들을 하실때마다 저는 흘려듣거나, 그런일이 별거인가,

아버지에 대한 무지와 무관심으로 대해왔는데

돌이켜보면, 아버지에게는 전주평화중학교는 정말 소중한 장소이자 첫 직장이셨습니다.

그리고 투병생활 중에 섬망증상이 있음에도 학교에 가야한다고 몇번이나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럴때마다 제가 괜찮다고 말씀드렸지만 듣지 않으시다가,

제가 아버지에게 "교장선생님이 완치하셔서 출근하시면 되니 치료 잘 받으시라."고 했다고 말씀을 드리니,

그 후부터는 아무말씀없으시고 치료를 받으셨습니다.

아버지께서는 경비원에 대한 책임감과 학교 관계자에 대한 감사함을 아프신 와중에도 계속 생각하셨나봅니다.

 

먼저, 전주평화중학교 신계동 교장선생님 감사드립니다.

아버지께서 투병생활 중 안부를 묻는 전화도 몇 번이나 해주시고,

또한 아버지 별세 소식을 듣고 곧바로 문상도 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더욱이, 발인날 아버지가 전주평화중학교에 들러 마지막 출근과 퇴근을 하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박창원 행정실장님을 비롯한 행정실 직원분들게 감사드립니다.

연세가 많으셔서 업무지시도 어려우셨을텐데,

70후반의 연세에도 일할 수 있는 기회와 도움을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한병언 경비원님께 감사드립니다.

아버지께서 “새로들어온 직원이 참 사람이 좋다. 내가 어려워하는 일들을 도맡아 해준다.”며 몇 번이나 말씀하셨습니다.

저도 이야기를 듣고 언젠가 찾아 뵙고 인사를 드려야지 생각은 했는데,

이번 장례식장에서 뵙게되어 정말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그동안 아버지와 10년간 스쳐갔던 학교 선생님, 행정실 직원, 조리사님, 학생들에게 감사인사드립니다.

한 분, 한 분 성함은 모르지만 그동안 연로하신 아버지께 도움을 주셨던 분들이 많이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정말정말 감사합니다.

 

전주평화중학교 덕분에 아버지는 정말 행복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