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편지:우수상] 하늘의 별 된 언니오빠들에게 _황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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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별이 된 언니 오빠들에게

 

 

"난 살고 싶은데, 난 꿈이 있는데"

 

 

이 말을 들었을 때 저는 심장이 가라앉는 것 같았어요.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던 그 날이 다가오고 있네요. 그래서 그런지 유튜브 알고리즘에 사고 당시 올라왔던 뉴스 영상이 떠요. 아무렇지 않게 넘어가고 싶었지만, 저도 조금의 죄책감이란 게 있었을까요. 제 검지손가락은 그 뉴스 영상을 클릭했어요. 누르자마자 15초 광고가 나왔는데, 이런 영상에도 광고를 넣는구나. 참 잔인하단 생각이 들었어요. 광고가 끝난 후에는 아나운서의 얘기가 들렸지만 그 긴박했던 상황을 빨리 보고 싶어서 귀에 들어오지는 않았어요. 1분쯤이 지났나. 뉴스에서는 꼭 기억하자며 영상을 틀어줬어요. 영상이 나오고 나지막이 들려온 한 오빠의 말. "난 살고 싶은데……. 난 꿈이 있는데……." 이 말을 듣자마자 휴대폰을 들고 있던 손가락도, 보고 있던 눈도 모든 게 멈추는 것 같았어요.

 

 

그냥 마음이 아팠어요. 그 일은 안 겪어본 저도 이렇게 아픈데 언니, 오빠들은 얼마나 아팠을까요. 깜깜한 방 안에만 있어도 무서운데 그렇게 깊고 어두운 바닷속에서 어떻게 버텼을까요. 그리고 꿈을 잃어버린 듯한 느낌이 들 때 허무한 절망감은 그 작은 몸으로 어찌 소화할 수 있었을까요. 배가 가라앉기 시작하고 1시간……, 5시간……, 10시간……, 하루 동안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제가 너무 죄송해요.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무슨 일을 해서라도 배를 출발하지 못하게 했을 텐데. 이럴 땐 절대 안 멈추는 시간이 너무 미워요. 4월이 16일이 오고 있는 이 시기는 슬프고, 화도 나고, 미안해요. 그 일이 없었다면 언니, 오빠들 한창 꿈꾸고 누구보다 열심히 살고 있을 텐데. 하늘에서라도 행복하세요. 꼭 기억하고 절대 잊히지 않도록 노력할게요.

 

황유경 올림

 

 

 

■ 분야: 추모 편지

■ 수상: 우수상

■ 작품명: 하늘의 별이 된 언니오빠들에게

■ 소속: 왕궁중학교

■ 학년: 1학년

■ 성명: 황유경

■ 작품 설명
4월 16일이 다가와서인지 유튜브 알고리즘에 세월호를 꼭 기억하자는 뉴스가 올라왔다. 무언가에 휩쓸려 보게 된 것 같은데, 생생한 충격과 아픔을 주었다. 잠에 들기 전 생각해보니 ‘정말 무서웠겠구나. 그 거대한 배 안에서 어떻게 버텼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고,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내가 미웠다. 그래서 조금의 죄책감을 앞세워 편지를 써 본다. 이 편지로 언니오빠들이 그곳에서라도 따뜻하기를 빌며.

 

 

※ 본 작품은 전라북도교육청 「제8주기 ‘4·16세월호참사 희생자 추념’ 학생 추모작품 공모전 수상작」으로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창작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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