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로운 직업 세계
직업인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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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넷이 만난 사람들
- 항공우주공학자 황도순
- 하늘로 쏘아올린 인공위성의 꿈
항공우주공학자 황도순
위성 방송, 국제전화, 인터넷, 자동차 내비게이션, 실시간 날씨예보 등 21세기의 우리는 과거에 상상하지 못한 엄청난 혜택을 누리며, 편리하고 즐거운 삶을 누리고 있다. 우리의 생활 속에 깊숙이 들어온 인공위성 덕분이다. 우리나라는 인공위성 분야에 뒤늦게 발을 디뎠지만 현재 세계적인 수준의 설계·제작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인공위성의 산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많은 연구진들을 이끌어온 황도순 박사가 우주로 향한 치열한 꿈을 이야기 한다.
우리나라의 첫 번째 실용급 인공위성인 아리랑 1호부터 5호까지 인공위성을 설계하고 개발하는 일을 주도해온 황도순 박사. 그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우리나라의 우주개발을 연구하면서 동시에 인공위성에 대한 강연과 글 쓰는 일을 하고 있다.
어린 시절 그는 교과서에서 본 삽화 한 편에서 이루고 싶은 꿈을 찾았다. “바닷가에 있는 공장에서 땀 흘리며 열심히 일하는 장면이 제 마음에 쏙 들어왔습니다. 아! 우리나라를 위해 모두 열심히 일하고 있구나! 라는 인상을 받았고 나도 커서 사람들을 위해 유익한 물건을 만드는 일을 해야겠다고 마음먹게 되었죠.”
이런 생각이 무럭무럭 자라 그는 자연스레 공학도가 되었다. 당시 첨단산업인 항공분야를 전공하게 된 또 하나의 계기는 어린 시절부터 수많은 별들을 보고 가져왔던 하늘에 대한 동경이었다. 하지만 황박사가 대학에 갈 때만 해도 우주개발이나 인공위성이란 그저 먼 나라 이야기일 뿐! 국내에 우주공학과 자체가 없었다. 인공위성을 만들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고, 비행기를 공부하는 항공공학을 전공하게 되었다. 졸업 후 삼성에서 항공기 엔진분야에 관한 일을 하고 있을 즈음에야 우리나라도 인공위성을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대두되기 시작했다. 몇 년 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인공위성분야의 인재를 처음 뽑을 때 그는 우주개발에 대한 꿈을 안고 이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리고 지난 25년간 이 분야에만 매진해왔으니 우리나라 인공위성 분야의 1세대 주자인 셈이다.
인공위성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는 많지만 자기 기술력으로 제작하는 나라는 그리 많지 않다.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 인도, 이스라엘, 유럽의 여러 나라 등 15개국 내외.
“현재 우리나라의 인공위성 제작 기술은 세계적인 수준입니다. 뒤늦게 시작했지만 기회가 좋아서 빠른 시간 내에 기술을 획득하고 축적할 수 있었죠.”
90년대 초반, 인공위성의 첨단기술국이었던 미국, 러시아의 우주개발이 침체기에 들어서기 시작했다. 그 즈음 우리나라가 위성 사업을 처음 시작하면서 미국에 인공위성 공동개발을 제안했는데, 미국이 흔쾌히 수락했다. 약 50여명의 국내 연구진들이 미국으로 건너가 인공위성을 설계하고 제작하는 기술을 이전받았다. 언뜻 생각할 때 항공기와 인공위성의 설계는 분야가 서로 다를 것 같아 기술을 배우기에 어려울 것 같아 보인다. “저는 구조역학을 전공했는데 기본원리는 항공기나 인공위성이나 크게 다르지 않아요. 설계 해석의 요구조건이 다를 뿐입니다. 예를 들어 항공기가 공기역학에 의한 하중이 굉장히 중요한 요소라면 인공위성은 발사체의 소음과 가속도를 고려하는 식이죠.”
황박사는 당시 미국에서 2년간 해외 인력들과 한 공간에서 일을 배우면서 인공위성 아리랑 1호를 국제공동으로 개발하는데 참여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첫 인공위성인 아리랑 1호를 성공적으로 쏘아 올렸을 때의 감격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발사 성공 뒤 연구원들끼리 서로 부둥켜안고 건물이 떠나가도록 뜨거운 함성을 질렀죠. 그때는 인공위성 발사 실패율이 높을 때였어요. 제대로 띄워 올린 것만도 굉장히 기뻤습니다.”
그때 이전받은 기술력으로, 우리가 보유하지 못한 기술만 해외에서 자문을 받아 아리랑 2호를 국내주도로 개발할 수 있었다. 황박사는 당시를 이렇게 회상한다. “춥고 열악한 동토 땅 플레세츠크에서 100여명의 연구진들이 엄청난 노력과 공을 들여 만든 위성을 발사하였습니다. 절대로 실패하면 안 된다는 스트레스가 엄청났어요. 결국 성공했고, 우리가 띄운 인공위성으로 우리가 필요한 시점에 우리가 필요로 하는 지역의 영상을 받아볼 수 있다는 것에 큰 보람을 얻게 되었죠.”
아리랑 3호부터, 3A호와 5호는 자문 없이 순수 국내기술로 만들어냈다. 부품도 개발비용과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들만 수입하고 대부분은 국내에서 만들어 조달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인공위성을 땀 흘려 만들어 놓았는데 제 때에 발사하지 못할 때도 있었다.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아리랑 위성급의 인공위성을 발사할 수 있는 발사체와 발사시설이 없어 다른 나라의 것을 사용해야 하는데 비용 혹은 정치적인 이유 등으로 마땅한 것이 없거나 발사시기가 연기될 때 곤혹스러웠습니다.” 인공위성의 개발과정에서 심각한 결함이 발생하고 해결방안이 보이지 않을 때도 어렵지만 가장 가슴을 졸일 때는 발사 후 정상적으로 교신이 될 때까지이다. 또한 진공과 혹독한 온도에서 수명동안 고장이 발생하지 않고 유지할 수 있어야 하므로 짧게는 4~5년 길게는 10년 이상 항상 마음을 쓰게 된다.
그렇다면 수명을 다한 인공위성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현재까지 지구 궤도에 띄워 올린 인공위성이 6천개가 넘는다. 위성뿐 아니라 발사체 등의 잔해, 인공위성의 요격실험으로 인한 파편 등이 굉장히 많아서 지구 궤도에 떠도는 쓰레기들이 10만여 개에 이른다. 실제로 운영 중인 인공위성들이 부딪히기도 하고 우주정거장에서는 충돌 위험 때문에 우주인들이 대피하는 상황이 생기고 있다. “인공위성은 한 번 만들어지면 일정한 속도와 방향으로 돌기에 부딪힐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태양풍 등 외란의 영향으로 서로 부딪히기도 합니다. 지금까지는 처리비용이 워낙 많이 들어 그대로 두고 있는 상황이지만 앞으로는 수명을 다한 인공위성을 지구 대기권으로 끌어내려 소각하는 방법을 연구 중입니다.”
선진국들의 우주개발은 지구 주위의 인공위성으로부터 달, 화성 등 태양계 밖에까지 확대되고 있다. 우주정거장에 인간이 머물면서 세포를 배양하고, 신물질을 합성하거나 신약을 실험하는 등의 연구를 하고 있다. 그 결과가 좋으면 지상으로 가져와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가 띄운 인공위성은 무인이지만 황박사는 앞으로 무인 달 탐사와 아울러 유인 달 탐사를 목표로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지구에서 사라져가는 희귀금속을 달에서 얻을 수 있다면 정말 좋겠죠?”
항공우주공학자란 우리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항공우주 관련 제품을 낮은 비용으로 훨씬 더 좋은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만들어 내는 일을 한다. 항공기는 보다 더 안전하고 적은 비용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하고, 인공위성은 가벼우면서도 오랜 수명을 가질 수 있도록 하며, 발사체는 더 많은 화물을 운반할 수 있도록 연구한다. 황박사는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자질로 성실성을 꼽았다. 올바른 사고와 판단능력 그리고 여러 연구진들과 협업하는 자세도 중요하다. “항공우주 관련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매우 많은 분야가 필요하며 여러 사람들이 함께 개발을 진행해야 합니다. 어느 한 부분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실패하게 되죠. 본인이 맡고 있는 부분은 물론이고 다른 분야와 관련되는 부분들에 대하여 함께 고민하고,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합니다.”
황도순 박사는 젊은이들이 엔지니어를 힘들고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해 기피하는 모습을 볼 때면 안타까운 마음이 들곤 한다. “엔지니어는 말이나 글 대신 손으로 뭔가 해야 해서 더 어려워 보이지만 재미있는 분야이기도 해요. 연구한 걸 직접 만들어서 결과를 볼 수 있고, 사람들에게 필요한 걸 만들어서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거기서 보람도 얻을 수 있으니 그런 분야에서 재미를 느껴보면 좋겠습니다. 이제 시대의 요구는 점차 변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즐겁게 할 수 있는 것들을 부지런히 찾아보세요. 학기 중에도 하고 싶은 분야의 정보를 습득하고 꾸준히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예를 들어, 항공우주분야에 관심이 있다면 모형항공기, 캔위성, 물로켓과 같은 것들을 만들어 보세요. 이 과정에서 원리를 이해하고 만드는 데 어려움을 겪어 봄으로써 어느 분야에서 일을 하던 일에 대한 해결방법과 절차를 배울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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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년 창직자 인터뷰
- 로봇엔터테이너
로봇과 문화콘텐츠의 만남
서덕화(54세) | 창직 아이템 : 로봇엔터테이너
로봇엔터테이너는 어떤 직업인지요?
현재는 프리랜서로 활동중이고 아이템을 구체화시켜가는 중입니다만, 로봇엔터테이너는 말그대로 로봇을 활용한 문화콘텐츠로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직업입니다. 로봇이라는 딱딱하고 기계를 통해 사람들이 웃고 즐길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로봇이 사람처럼 공연도 하고, 노래도 하고 연기도 하는 것이지요. 로봇엔터테이너는 로봇을 개발하는 사람이 아닌 문화콘텐츠기획자, 스토리텔러가 되어야 합니다.로봇 관련한 일을 하셨나요?
로봇개발업체에 3년정도 근무했었고 모 제과회사에서 문화콘텐츠관련업무를 하기도 했었습니다. 두 분야의 연관성이 낮다고도 볼 수 있지만, 원래 문화콘텐츠분야에 관심이 많아서 접목하는 것에 늘 호기심이 있었지요. 제과업체에 다닐 때 대형마트에서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행사기획을 한 적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세 가지가 바로 공룡, 로봇, 과자이지요. 이 중 로봇과 과자에 대한 것을 잘 활용하자는 생각이 들었고 토끼와 거북이를 로봇이 공연하는 것을 기획하였습니다. 원래는 제품홍보를 위해 마트에서 잠시 공연을 제공하여 열었는데 그야말로 반응이 폭발적이어서 대형마트측에서 추가 공연을 요청하기도 했었지요. 몇 번 다른 공연의 내용을 짜고, 기획할수록 점점 매력에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더 많은 사람에게 이 즐거움을 전해주고 싶다는 생각을 들어 구체적으로 창직아이템으로 선택하였습니다.경험하셨던 분야라 쉽게 접근하셨을 것 같은데요.
그래도 막상 직업으로 삼고 업으로 하려고 하니 여러 고려해야 할 것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전 미래에 낙관적이고 긍정적인 사람이라 마음의 무게는 그리 무겁지 않았습니다. 가족들도 “그동안 회사생활하느라 고생했으니 하고 싶은 것 마음껏 해보라”는 응원의 메시지를 많이 보내주어 더 힘이 납니다. 요즘 로봇관련 기사나 연구물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저는 로봇이 우리 삶의 질을 바꿔줄 아주 긍정적인 기술이 될 것으로 봅니다. 그 긍정적인 면을 부각하되, 남이 안하는 길을 해보자, 남이 하더라도 차별화하여 구체화시켜보자는 생각을 했습니다.앞으로의 포부를 말씀해 주시면요.
로봇엔터테이너로서 노인들께 외로움을 달래주고, 기쁨을 주고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시도록 돕고 싶습니다. 아이들에게는 꿈과 재미를 주고 싶고요. 나아가 인류를 행복하게, 다른 사람을 즐겁게 해주고 싶습니다. 하드웨어인 로봇은 다른 전문가가 잘 만들어 놓은걸 쓰면 됩니다. 전 제 주력분야인 콘텐트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자 합니다. 사람들이 즐거워할 수 있는 스토리를 개발하고 만드는 것에 주력하고자 합니다. 로봇엔터테이너는 감성을 파는 직업이니까요. 그리고 전 당장의 수익창출보다 재능기부나 자원봉사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로봇과 문화콘텐츠의 융합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리고 기쁨도 전하고 싶습니다. 양로원, 요양병원에 계시는 어르신들께 공연을 많이 하러 다니고도 싶고요. 여러 사람들과 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시나리오에 대해서도 여러 의견을 모으고 싶습니다. 항상 열린 귀와 눈이 필요할 듯 싶네요. 또 한편으로는 로봇이라는 기계와 공존하는 문제, 즉 첨단기술과 인간의 갈등 문제 등에도 관심을 가져보려고 합니다. 첨단 기술과 예술이 융합하면서 예상되는 여러 순기능과 역기능에 대해서도 고민해보려고 합니다. 기술과 윤리문제가 요즘 대두되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것이지요.창직을 준비중인 중장년층에게 한마디 전하신다면?
창직은 열정이 필요합니다. 또한 눈앞에 당장 보이는 것이 아닌 길게 볼 필요가 있습 니다. 수익이나지 않는 것에 인내심도 필요합니다. 당장 돈을 버는 것을 목적에 두는 것은 창업이지요. 내 직업을 남에게 알리고 마케팅하려면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아이템이 확실해야 하고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믿음도 있어야 합니다. 가보지 않은 길은 아무도 모르지요. 너무 두려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내 일을 내가 사랑하고 믿고 끌고 나가면 됩니다.
오히려 최초로 개척한다는 자부심이 있으면 좋습니다. 그리고 중장년층도 젊은 사람과 함께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융합하면 좋겠습니다. 혼자하는 것보다 여러 명일 때 더 좋은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고 젊은이의 신선한 감각과 아이디어, 중장년층의 경험과 연륜이 만날 때 시너지효과가 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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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창직자 인터뷰
- 푸듀케이터
하고 있는 일(사업)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음식과 관련된 여러 가지 환경, 건강, 농업, 지역경제 등의 사회적 문제를 식생활 교육과 캠페인을 통해 개선하고자 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식생활 교육 콘텐츠와 커리큘럼을 기획하고 직접 운영하며, 교육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영양, 칼로리 위주의 교육이 아니라 사회적인 다각적인 가치의 측면에서 소비자들에게 교육적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는 교육과 캠페인을 말합니다.
- 처음 어떻게 이 아이디어(일)를 생각하게 된 건가요?
- 외국에서 식문화 운동인 슬로푸드를 배우고 와서 한국에서도 식문화를 바꿔보고자 여러 가지 활동을 하였습니다. 그러다가 가장 중요한 부분이 소비자의 의식을 개선하는 일이라 깨달았고 그 방법으로 식생활 교육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봤어요. 그래서 기존의 국내 방식보다 더욱 효과적이고 즐겁게 식생활의 교육적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교육과 캠페인을 기획하고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음식, 요리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대학 재학 시절 부전공으로 외식산업경영을 선택했고, 푸드스타일리스트를 보조하는 일을 아르바이트 삼아 했어요. 이 일을 하면서 다양한 음식과 관련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접할 수 있었는데, 전공인 통계학보다는 음식과 관련된 분야의 일이 내게 더 잘 맞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학연수를 빙자해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갔어요. 외국의 식문화를 직접 살펴보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기 때문이죠. 그곳에서 눈길을 끄는 식당이나 카페 등을 돌아다니고 심지어는 무급으로 일도 했습니다. 특색 있는 메뉴와 컨셉을 살필 수 있었고, 다양한 나라에서 온 유학생들과 교류하며 여러 나라의 식문화를 경험할 수 있었어요.
귀국해 대학을 졸업하고 중견 외식업체에 취업을 했지만, 이미 외국에서 다양한 식문화를 경험하고 온 내게 우리나라 외식업계, 특히 대기업이 운영하는 외식업체는 창의적이지 않다는 생각이 컸습니다. 그때 썬앳푸드라는 외식업체가 눈에 들어왔어요. 건강식품이면서 한국인의 식단에 빠질 수 없는 마늘을 주재료로 삼고 있지만, 메뉴는 외식 트렌드에 맞는 이탈리안 푸드를 기본으로 하고 있었죠.
색다른 시도를 하는 이 기업이 마음에 들어 이곳에서 일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온라인을 통해 대표에게 직접 나를 소개하는 내용과 입사를 원한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나의 적극적인 액션에 궁금증이 생겼는지 회사로부터 면접을 보자는 연락이 왔고, 2년 여간 그곳에서 일했어요. 사실 한 기업의 대표에게 일해보고 싶다고 직접 제안한다는 것이 여간 용기가 필요한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 나는 생각에만 그치는 것은 정말 어리석은 일이라 생각해요. 행동하지 않으면 내 손에 쥐어지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답니다. 당시 마케팅 부서로 입사한 신입사원이었기에 홍보, 프로모션, 고객관리 등 다양한 업무를 모두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이곳에서 일한 경험은 지금 회사를 운영하는 데 큰 영향을 주었어요. 미디어를 다루는 방법, 홈페이지 관리나 홍보 노하우 등을 깨칠 수 있었죠.
회사에서 2년 정도 일하면서 음식과 관련한 일은 분명 좋아하는 일이고, 계속해서 하고 싶은 분야지만 ‘나만의 일’을 하고 싶다는 욕구가 샘솟았습니다. 또, 음식과 관련된 일은 왜 조리, 음식점 경영 정도에 국한되어 있을까. 왜 더 다양한 일이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기본적으로 건강한 음식, 건강한 식문화에 관심이 있었기에 이를 키워드로 하여 검색하던 중, 슬로푸드라는 새로운 문화운동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음식을 통해 내 몸뿐 아니라 환경까지 살필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어서 도전해보고 싶었습니다.
슬로푸드 운동의 본고장인 이탈리아로 가서 슬로푸드 철학을 기본으로 한 음식전문가를 양성하는 학교(미식과학대학)에서 음식문화와 커뮤니케이션을 융합한 전혀 새로운 장르의 학문을 접했습니다. 그곳에서 공부하면서 건강한 음식에 대한 가치관을 더욱 견고히 할 수 있었고, 유학에서 돌아온 후 전문성을 인정받아 음식전문 취재기자, 리포터 등으로 활동할 기회도 얻을 수 있었어요.
또 그간 쌓아둔 인맥을 통해서 강의 요청이 자주 들어왔습니다. 식문화, 식습관, 건강과 식생활 등을 주제로 강의를 해달라는 거였어요. 이러한 내용은 유학하면서 항상 고민하고 공부했던 터라 자신있게 할 수 있었죠. 문득 이 일이 내가 찾던 그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건강한 식습관 교육, 좋은 식문화를 통해 건강한 정신과 건강한 몸을 찾고 나아가서는 환경을 되살리도록 교육하는 것. 이는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면서, 먼 곳까지 가서 치열하게 배우고 온 일이고, 게다가 우리나라에는 이 일을 시작한 사람도 거의 없는 상황이었지요. 게다가 아동과 청소년의 비만,부모와 자녀의 대화단절, 환경오염으로 신음하는 지구 등 각종 사회문제는 날로 심각해지고 있었습니다.
이런 문제는 식생활 교육, 밥상머리 교육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 그간의 공부를 통해 얻은 결론이었어요. 저는 이 일을 나의 업으로 삼아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됩니다. 전공을 바꾸고, 미국과 호주, 이탈리아 등에서 공부하느라 시간이 오래 걸리긴 했지만, 그야말로 나만의 일을 내 스스로 찾아낸 셈이에요. - 창직 아이템의 시장성은 어떻게 파악하였나요?
- 현대 식문화에서는 가족들이 모여서 밥을 먹으며 이뤄지던 밥상머리교육의 부재로 인한 여러 가지 사회적 부작용이 이슈화 되고 있고 편리함과 속도 위주의 식품의 섭취로 인한 다양한 사회문제가 대두되고 있습니다. 이에 바른 식생활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졌고, 이런 분위기를 반영해 2011년 식생활교육지원법이 생겨났습니다. 이에 따라 많은 학교, 단체에서 식생활이 점점 요구되고 있는데, 이를 진행할 식생활 전문 교육 강사들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제가 이 일을 시작하기 이전에는 관련 인력이 전무한 상황이었죠. 이탈리아에서 돌아온 후 간간히 들어오는 요청에 따라 강의를 하다가 남양주 시청의 제안으로 2년 여간 계약직으로 일했습니다. 슬로푸드, 건강한 식습관과 관련한 교육사업과 행사를 기획하는 게 주된 일이었습니다. 공공기관에서 이런 분야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으니 곧 민간 차원에서도 수요가 있을 거라고 봤습니다. - 창직에 도전하면서 두려움은 없었나요?
- 새로운 일을 개척해 나가는 두려움은 당연히 있었습니다. 하지만 두렵다고 안할 수 있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사회적으로 바른 식문화를 위해서는 누군가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고, 내가 하면 더 잘할 수 있겠다는 확신으로 두려움을 이겨냈습니다. 개인적으로 결정력, 결단력이 있는 편입니다. 내가 해야 할 일이라는 생각이 들면 바로 행동에 나섰습니다. 생각한 것을 행동으로 옮기다보니 바빠지고, 두려움을 느낄 여유도 많지 않았죠.
- 본인의 능력, 지식, 대학의 전공은 창직과 연관성이 있나요?
- 확신하는 일에는 추진력을 가지고 있고 차근차근 일을 완성해 나가는 성향은 일을 완성해 나가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그동안 음식과 관련된 푸드스타일리스트, 외식업체 마케터, 음식전문리포터 등의 다양한 경력과 경험들은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학부의 전공은 통계학이었지만, 학부 때부터 음식에 관심을 가지고 있어서 외식산업경영을 부전공으로 하였습니다. 그리고 석사를 이탈리아 슬로푸드 대학인 미식과학대학(University of Gastronomic Sciences)에서 음식문화와 커뮤니케이션을 전공을 통한 음식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은 지금하고 있는 일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기반이 되었습니다.
또, 유학에서 돌아온 후 전문성을 인정받아 음식전문 취재기자로 활동하는 동안 꾸준히 글을 쓴 것이 지금까지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어요. 회사를 홍보하는 데 필요한 보도자료나 회사소개서를 작성하는 것은 물론, 칼럼을 쓰고 책을 출간하기에 이르렀죠. 푸듀케이터는 내가 1호니까, 내가 하는 일은 모두 푸듀케이터가 하는 일이 되는 겁니다. 강의하고, 교육프로그램을 짜는 일 외에 관련 내용으로 책을 쓰고 기고도 하는 직업인이지요. 저는 유학에서 돌아온 후, 앞으로 일을 하려면 스피치 능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아나운서 과정을 듣기도 했어요.
지금 푸듀케이터로 대중 앞에서 강의를 하고, 한 회사의 대표로 언론이나 미디어에 대응할 수 있는 것은 이때 연습하고 단련한 덕분이라 생각해요. 돌이켜보면, 내가 내 일을 찾아 나서기까지 모든 과정들은 ‘단련’이었습니다. - 창직 준비 과정에서 어떤 점이 가장 힘들었나요?
- 가장 힘들었던 것은 회사원으로 일하며 월급이 주는 안정감을 포기하는 것이었죠. 내가 스스로 내 일을 찾아 나서겠다고 결심했지만, 그 미래가 핑크빛일지 아닐지는 전혀 알 수 없습니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이겨내는 것, 선례가 있지 않아 모든 것을 스스로 찾아내고 만들어 나가야 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대중들이 전혀 새롭지 않다고 여기면 어떨까 하는 두려움도 분명 있었습니다. 대중들이 과연 식생활문화를 바로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줄까? 밥상머리 교육, 미각교육의 필요에 대해 공감해줄까? 이런 생각이 계속되었습니다. - 그러한 난관, 고비는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 결국은 스스로에 대한 믿음과 일에 대한 확신을 가져야 하는 것 같습니다. 이 일은 내가 제일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 내 스스로 찾아내고 선택한 일이니 잘 해내야겠다는 책임감을 가지려 노력했습니다. 또, 이 일은 사회에 기여하는 가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을 계속하며 마인드콘트롤을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특히 저는 포기도 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회비용을 따져 포기할 것은 빨리 포기하고 선택을 해야 앞으로 나갈 수 있다고 봅니다. 신속하고 정확한 의사결정능력, 결단력,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중요합니다. - 국가 차원의 지원을 받은 사항이 있다면?
- 세 차례 지원했다가 한 번 기회를 얻었습니다. 고용노동부에서 지원하는 ‘청년 등 사회적기업가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2,800만 원의 지원금(활동비, 사업비, 홍보비, 교육컨설팅비)을 받았습니다. 제가 지원금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아무래도 ‘식문화 교육’이라는 주제가 새로웠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대개 음식 분야에 도전하는 분들은 거의 제조업에 머물렀거든요. 검색하다 보면 청년층에게 지원금을 주는 여러 제도가 있는데요, 지원금을 받는 데에는 사업계획서가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아이디어가 아무리 뛰어나도 사업계획서를 부실하게 작성하면 그 내용이 잘 전달될 수가 없습니다. - 창직 준비 과정에서 도움을 받은 정보가 있다면?
- 외국의 사례를 많이 수집하여 도움을 받았습니다. 제 경우에는 인터넷 검색을 많이 했고, 전화로 문의를 하다 직접 가서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이탈리아까지 가게 되었습니다.
- 어떤 인물, 어떤 기관?
- 인터넷으로 미국 사이트를 검색하다 슬로푸드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슬로푸드 운동이 이탈리아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탈리아 유학을 준비하면서, 그곳에서 공부할 때에도 국제 슬로푸드협회의 자료나 안내를 통해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 창직 과정에서 주의할 점이 있다면?
- 자신이 이 일을 얼마나 좋아하는지와 경험치를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관련 분야에 인맥을 얼마나 형성하고 있는지를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 창직 과정에서 꼭 알아야 할 점이 있다면?
- 그 직업을 필요로 하는 사회적 배경과 환경, 사회적으로 필요가 있어야만 일하는 사람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그 사회에서 문제시 되는 것은 무엇인가,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일이 무엇인가를 파악해 내야 합니다. 무작정 찾는 것이 아니라 내가 잘할 수 있는 것과 사회적으로 요구되는 일을 매치시켜야 겠죠. 저 같은 경우는 요리가 좋고, 음식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이와 관련한 사회문제, 사회적 필요를 파악하다 보니 내가 해야 할 일이 보였습니다.
마침 그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 없었고, ‘사회적으로 꼭 필요한 일인데 왜 아무도 하는 사람이 없을까? 내가 해야겠다! 내가 제일 잘할 수 있는 일이겠다’ 이랬던 겁니다. 눈을 넓혀서 남들이 생각하지 못하고, 찾지 못하는 부분을 의도적으로 찾아내는 노력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창직아이디어 도출 후 창직에 이르는 과정을 설명해주세요.- 좋은 직업을 떠올렸다면 그런 사례가 있는지, 어떤 사례들이 있는지에 대한 정보 수집을 합니다. 그리고 그 직업을 위해 필요한 조건이나 공부들이 어떤 것인지, 그 것을 배울 수 있는 곳은 어디인지를 찾아 배우고 실력을 갖춰야 합니다. 이 직업을 필요로 할 수요처에 대한 파악과 그것에 자본이 투입될 수 있는 환경인지도 파악해야 합니다.
- 창직에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이 있다면?
- 음식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과 경력을 쌓으며 맺어진 인맥과 다른 사람들이 하지 않았던 분야를 공부하고 전문성을 인정받았다는 점입니다.
- 창작아이디어 도출 후 창직에 이르기까지 어려움이 있었다면?
- 직업을 통해 지속가능한 모델을 찾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 이를 어떻게 극복하였나요?
- 이 직업에 자본이 투입될 수 있는 지원 사업을 찾았고, 조직의 형태가 비영리사단법인이라고 판단하여 사단법인의 형태를 가지고 활동하는 것이 어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이었습니다.
창직 과정에서 제3기관, 인물로부터 도움을 받았다면?
어떤 인물, 어떤 기관, 어떤 내용인가요?- 풀무원이라는 식품회사에서 제가 하고 있는 일에 가치를 인정하고 관심을 갖고, 사업을 의뢰해 주었습니다. 제가 식생활 교육을 골자로 하는 교육업체를 만들려고 여기 저기 도움을 받을 곳을 알아보던 중, 희망제작소에서 인큐베이팅을 해주겠다고 하셨어요.
그때 마침 식품회사 풀무원이 희망제작소 쪽에 기업의 사회공헌 측면에서 ‘바른 먹거리 교육’을 하고 싶다고 자문을 구했고, 희망제작소가 중간 역할을 해서 제가 준비하고 있던 ‘푸드 포 체인지’(그때는 ‘푸룻’)가 풀무원의 바른 먹거리 교육을 담당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초짜 기업이 큰 회사와 함께 실무를 해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죠. 게다가 기업의 이런 이력도 좋은 홍보거리가 되거든요.- 창직 구체화 과정에서 주의할 점이 있다면?
- 이 직업이 어떤 역할을 구체적으로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정확한 정의가 필요합니다. 내가 하는 일을 남들에게 잘 보여주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죠. 예를 들어 제가 스스로를 푸듀케이터라고 하고 있는데, 한국어로 하자면 ‘식생활교육가’ 정도로 부를 수도 있었지만, 음식과 관련한 모든 영역을 다루며 이를 교육하는 사람이라는 뜻으로는 ‘식생활교육가’보다 푸듀케이터가 제한이 없습니다.
식생활교육가는 식생활에 국한된 교육을 하는 사람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어요. 물론 주된 내용은 그 부분일 수 있지만 더 많은 부분을 다룰 필요가 있고, 저는 그렇게 할 거거든요. 그리고 처음 이 직업을 접하는 사람이라도 직업명만 들으면 음식과 교육, 이 두 분야를 아우르는 일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창직인이 반드시 가져야 할 자세가 있다면?- 자신의 일에 대한 가치를 느끼고, 이 일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해야 합니다. 새로운 분야는 험난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이를 극복해 나갈 의지가 중요합니다.
- 창직의 장점, 매력이 있다면?
- 다른 사람이 하지 않았던 일, 혹은 구체화 되지 않았던 일을 전문직으로 만들어 나가는 과정은 스스로가 스페셜리스트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입니다.
- 롤모델이 있나요?
- 국제 슬로푸드협회의 카를로페트리니 회장입니다. 여러 가지 교육과 캠페인, 이벤트 등으로 소비자의 의식을 개선하고 식문화에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는 명사입니다.
- 평소 성격은 어떤 편인가요?
- 소극적이면서도 적극적인 양면성을 가지고 있지만 확신하는 일이나 결심한 일은 인내심을 가지고 결과를 만듭니다. 결정한 일은 다시 고민하지 않고 하는 편입니다.
- 인생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 식문화를 개선하여 바른 식문화를 만들어내는 것이며 이 분야에서 전문성과 가치를 인정받는 것입니다.
후배에게 전하고 싶은 말?-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기 위해서는 다양한 경험이 필요합니다. 여자인 제가 어린 나이에 세 차례나 외국에 나간 이유는 하나뿐입니다. 내가 잘할 수 있고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은데, 기왕이면 남들이 하지 않는 새로운 일을 하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우리나라에 음식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 할 수 있는 거라곤 요리사, 음식점 창업 외에는 없어보였습니다. 새로운 것을 찾아 나서는 행동력, 다양한 경험은 창직에 꼭 필요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또 하나, 고민을 많이 하면 실천에 행하기 어렵습니다. 일단 직접 부딪쳐보고 좋고 싫음을 결정해도 늦지 않습니다.
처음에 이야기했듯, 기회비용을 잘 따져 포기할 것과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을 나눈 다음에 결단력 있게 선택하고 행동으로 옮겨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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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직 성공기
- 기상컨설턴트
하고 있는 일(사업)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요즘처럼 기상변화가 잦은 시기에는 기업이나 사람들에게 ‘날씨정보’는 굉장히 중요한 고급정보입니다. 과거에는 1차 산업으로 분류되는 농업이나 축산업, 수산업 등에 종사하는 사람들만 날씨에 민감했습니다. 하지만 요즘에는 다양한 분야에서 맞춤형으로 날씨정보를 활용하기를 원합니다. 예를 들어 야외 놀이공원 업체는 날씨에 따라 방문하는 입장객 수가 달라지기 때문에 날씨정보에 민감합니다. 날씨 정보에 따라 입장객 수를 예상하고, 여기에 따라 직원 수, 음식량 등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이럴 때 개별기업들에게 필요한 기상 관련 정보를 안내해주고 활용할 수 있게 해주는 사람이 바로 기상컨설턴트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기상청이 아닌 다른 곳에서 일기예보를 생산 및 발표할 수 있게 된 것은 1997년‘ 민간예보사업제도’가 시행되면서부터입니다. 이로 인해 대중적인 날씨보도 외에도 산업별로 구체적이고 특화된 날씨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는 제도적 틀이 마련됐습니다. 기상컨설턴트는 이때 새로이 생겨난 직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처음 어떻게 이 아이디어(일)를 생각하게 된 건가요?
- 저는 첫 직장생활을 보험회사에서 시작했습니다. 이때 기상 관련 회사와 ‘날씨보험’이라는 새로운 분야의 일을 같이하게 되었죠. 그러면서 기상(날씨)분야가 전 산업분야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았던 저는 기상회사로 직장을 옮기게 되었습니다. 이후 1,000여 곳 이상의 다양한 회사 담당자들과 만나서 ‘날씨’로 인해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문제점에 대비한 기상컨설팅 및 다양한 방안을 제시했고, 이를 통해서 온라인상에서 맞춤형으로 날씨정보를 제공하고, 기상관측장비를 설치하고 운영하는 등 다양한 기상업무를 진행했습니다. 2010년 이후로는 인터넷보다 모바일서비스 및 스마트폰이 활성화되면서 새로운 플랫폼 분야에 날씨정보를 가공·결합하는 다양한 매쉬업(Mash-up)서비스를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스마트폰의 특성을 살려서 새로운 날씨서비스를 개발하면 이용자들에게 유용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를 통해 지난해(2012년 8월) 스마트폰에서 ‘위치 및 지역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날씨 콘텐츠’ 오픈웨더 맞춤형 날씨서비스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 창직 아이템의 시장성은 어떻게 파악하였나요?
- 날씨 및 기상서비스는 스마트폰이 활성화되면서 더욱 많은 수요가 생길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기존에도 인터넷서비스를 통한 날씨정보에 대한 수요는 언제나 일정한 수준으로 유지되었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인터넷진흥원에서 조사·발표한 자료(제6차 스마트폰이용실태조사, 2013년 1월 29일 발표)에 따르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목적으로는 요리, 여가, 날씨, 대중교통 등, 실생활에서 유용하게 쓰이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인터넷을 수시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이유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맞춤형 날씨서비스 이용자의 요구를 고려하여 날씨와 연관된 콘텐츠를 묶어 스마트폰으로 제공한다면 시너지 효과가 날 것으로 판단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날씨 서비스를 개발하는 과정에는 기획자만이 아니라 디자이너 및 개발자들도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2012년 2월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그해 4월 와이즈모바일(WISE Mobile) 주식회사를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 창직에 도전하면서 두려움은 없었나요?
- 기업을 넘어서 일반인에게 날씨 정보를 보다 효율적으로 제공하고자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 콘텐츠를 유료로 구매하는 것에 대해 거부 반응이 많습니다. 따라서 구체적인 수익모델을 만들어 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더군다나 회사를 그만 둔 상황이어서 매출에 대한 고민이 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회사를 설립하고 개발비와 회사사무실 운영비를 지원받기 위해서 SK텔레콤이 운영하는 서울대에 위치한 ‘SK상생혁신센터’에 그동안 기획했던 위치 및 지역상황 조건에 맞는‘맞춤형 날씨서비스, 오픈웨더’서비스 시나리오를 제출하였습니다. 다행히‘ 1인 창조기업 과제’로 선발되어 SK플래닛과 계약을 체결하고 첫 번째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 창직 준비 과정에서 어떤 점이 가장 힘들었나요? 그러한 난관, 고비는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 기상청으로부터 기본적인 기상예보 외에도 예보데이터를 생성하기 위한 데이터를 받고있습니다. 보통 기상정보를 DB화하여 예측하며, 데이터의 패턴이 없을 때는 과거의 축적자료를 분석하여 예측값이 나오게 됩니다. 이렇듯 기상예측에는 어려움이 있으며 저희도 제공하는 정보가 100% 정확한 정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고객의 기대치가 너무 커서 사전에 서비스 수준에 대한 고지를 해드림에도 불구하고 잘못한 부분에 대해 클레임을 받을 때면 힘겨울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항상 새로운 분야에 기상정보를 적용시키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아이디어만 다양하다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쉬운 예로, 더운 날씨에 뜨거운 음식을 굳이 먹으려고 하지 않겠죠? 날씨와 연결하여 일변 날씨 식단을 계획한다면 날씨에 따른 메뉴선택으로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를 줄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작은 노력이나 시도가 우리나라의 녹색성장에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창직 과정에서 꼭 알아야 할 점이 있다면?
- 직업은 사회가 변해가면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중 기상컨설턴트는 기상(날씨) 변화에 따른 재해와 손실을 줄이고, 회사의 이익을 높일 수 있도록 맞춤형 날씨정보를 제공하는 일을 합니다. 지난 2011년 서울지역 및 전국에 ‘물폭탄’이 휩쓸고 간 어느 해 여름, 기상컨설턴트들은 휴가 일정을 바꿔야 하는지를 묻는 개인 고객에서부터 비에 쓸려간 농작물의 대체 물량을 알아봐야 하는 유통업체, 파손된 집이나 차량에 대해 보상을 해야 하는 보험사 등으로부터 다양한 문의를 많이 받았습니다. 왜냐하면, 다음에도 동일한 상황이 발생될 때에 ‘날씨위험’으로부터 대비하고자 하는 이유에서입니다. 물론 기상컨설턴트는 날씨 정보를 하나의 상품으로 제공하는 만큼, 날씨 정보의 정확도와 질적인 측면에서 막중한 책임과 부담을 가지고 일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습니다. 따라서 많은 준비가 필요합니다. 기상학에 대한 지식을 갖추어야 하며, 자연과학 분야의 이론을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수요예측이나 모형개발을 위한 통계학적 지식과 분석적 사고력, 예측한 기상정보를 다른 사람에게 쉽고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의사소통능력과 설득능력 등이 요구됩니다. 또한, 날씨에 따른 대책과 마케팅 방법을 제안해야 하므로 경영과 마케팅에 대한 지식도 필요하며, 선진 외국의 사례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외국어능력도 갖추면 좋습니다. 대학에서 대기과학 관련 학문(대기과학과, 지구환경과학과, 지구환경보전학과 등)을 전공하는 것이 유리하며, 경영, 마케팅, 응용통계학 등의 지식이 있으면 좋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각 기업은 기상컨설턴트가 제공하는 날씨정보에 따라 일정을 짜고, 마케팅 방법을고안하게 되는 것입니다.
창직아이디어 도출 후 창직에 이르는 과정을 설명해주세요.- 1990년대가 PC통신 시대였다면, 2000년대는 인터넷, 2010년대는 모바일 시대, 즉 스마트폰 시대가 열린 것입니다. 이러한 통신환경 및 인프라 변화에 따라 창직에 대한 아이디어도 다양하게 나타나게 됩니다. 인터넷 시절에는 실내에서 ‘기상정보’를 활용하는 방법이나 해결책을 찾아내었다면, 지금은 이동하면서, 언제든지 위치값을 확인해서 더욱 정확한 기상정보 활용 및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우선 다양한 기상정보 수집 및 요소 파악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기본데이터의 가공을 통해서 새로운 콘텐츠 제작, 생활지수, 체감기온, 스킨케어지수 등 다양한 콘텐츠와의 결합을 통한 새로운 것이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이러한 요소에 관광정보나 쇼핑정보가 결합이 되어서, 위치기반으로 제공이 된다면, 완전히 새로운 서비스가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사람들은 여행하는 것을 좋아하고, 근처의 맛있는 음식점, 해가 언제 뜨는지, 지는지가 궁금한 것이죠. 이러한 모든 수요를 예상하고 거기에 다양한 콘텐츠를 날씨정보와 연계하면 새로운 서비스가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이러한 서비스 개발이 가능하게 된 것은 스마트폰이라는 새로운 플랫폼이자 생태계가 조성되었기 때문입니다. - 창직에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이 있다면?
- 그동안 진행해 오던 업무를 좀 더 다양한 분야에 접목시켰다고 볼 수 있습니다. 평생직업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봐요.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대해 관심을 두고 전문가로서 성장하고자 하는 의지와 노력이 있다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양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먼저 지속적인 관심과 트렌드 파악 노력, 창직이 지속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기술의 도입과 접목, 재정적인 지원이나 인력에 대한 인프라를 효과적으로 활용할수 있도록 하는 관련 기관이나 기업 등과의 파트너십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또한, 창직이란 단기간에 성공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시간과 투자가 이루어져야만 합니다. 최근에는 기술력과 아이디어만 있으면, 다양한 창업자금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인정받을 수 있을 만한 기존 서비스와 차별화된 서비스 및 특허가 필요합니다. 보도자료 배포를 통한 언론홍보나 블로그마케팅 등 다양한 홍보채널 활용도 중요합니다. 아무리 뛰어난 상품이라도 고객들과 소통하지 못하면 상품이 알려질 수 가 없습니다. - 창직 과정에서 잊지 못할 경험이나 에피소드가 있다면?
- 앱개발을 진행하면서 30개의 후보군 이름중 하나를 결정했는데, 이미 외국에서 서비스 중인 이름이었습니다. 낭패라는 생각이 들어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지만, 다행히 이미 그 앱은 거의 사라져가고 있어 그 이름을 그대로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 창직인이 반드시 가져야 할 자세가 있다면?
- 무한경쟁시대에 예전과 같은 상명하복식 패러다임으로는 더 이상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현재의 기업환경은 빠른 의사결정을 요구하고 있어요. 이러한 상황에서 창직인에게는 창의적인 생각과 부지런한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다른 이의 모범이 돼야 합니다.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말로만 하는 게 아니라 솔선수범하면서 보여줘야 합니다. 다른 사람들이 믿고 따를 수 있도록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죠.이를 위해서는 모든 행동을 원칙에 따라 하는 게 필요하며, 고객이 원하는 것을 파악하고 그 필요에 맞출 수 있도록 조직이나 서비스의 방향을 설정하는 창의적 방향설정(Creativity Pathfinding)이 중요합니다.
- 창직의 장점, 매력이 있다면?
- 남들이 하지 않은 일을 내가 제일 잘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계속해서 강조하지만, 창직을 하기 위해서는 창의성이 필요합니다‘. 창의성’은 보편적인 모든 것을 거부하는 새로운 발견입니다. 하지만 거꾸로 그 창의성은 보편적인 관점에서 출발합니다. 그래서“모방 속에 창조가 있다”는 말도 있지요. 과학과 문명의 발전은 이 창의성에서 출발합니다. 철학 속에서 새로운 창의적 발상을 해내고, 그 새로운 생각의 발견으로 새로운 언어나 물건들이 탄생을 하는 것입니다. 새로운 것을 기획하고 구체화하고 만들어 가는것, 창직이 가장 매력 있는 일인 것 같습니다.
- 후배에게 전하고 싶은 말?
- 지난 2011년 기상산업진흥법이 제정되어 지금까지 시행되고 있습니다. 국가에서도 법을 제정해 진흥시키려는 노력했던 것처럼 앞으로 기상 분야의 큰 성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기상컨설턴트의 전망도 밝다고 볼 수 있지요. 최근 LGCNS, STX, SK플래닛 등 대기업이 기상사업자로 등록하기도 했는데요, 대기업이 기상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한다는 것은 이 산업의 미래 성장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보는 것입니다. 앞으로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기후, 기상산업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질 것이며, 스마트폰 등 유비쿼터스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날씨컨설팅에 대한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점차 심화되는 이상기후, 기상이변 속에서 맞춤형 기상서비스는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기상컨설턴트의 인력도 많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외에도 비가 많이 내리는 지역은 보험료가 더 높게 부과되고, 5년 전부터 농작물 보험도 도입되어 ‘기상감정’에 대한 역할도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기상으로 인한 기상감정을 하는 전문업체나 기상감정 업무를 담당할 전문인력도 생겨날 것으로 기대됩니다.